
지난 10월 18일, 우연히 시청한 다큐온 '벤처 30년, 다시 도전의 시간'은 한국 벤처 생태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조명하며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외국인 예비 창업자가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자신의 사업을 추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이제 국경을 넘어 글로벌 인재들에게도 매력적인 기회의 땅이 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예비창업패키지, 혁신의 문을 열다
다큐멘터리에서 아이돌 로봇을 개발 중인 예비 창업가 샤디 님은 한국의 창업 환경이 외국인에게도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고 언급했습니다. 특히 예비창업패키지를 통해 지원금을 받아 시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예비창업패키지는 사업자 등록 이력이 없는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최대 1억 원 이내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는 정부 사업입니다. 기술력과 아이디어는 있지만 초기 자본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발판을 제공하며, 창업의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프로그램입니다.
정부 지원의 진화와 새로운 도전
저 역시 2016년부터 정부 사업을 수행하며, 그리고 2022년부터 예비 창업자 컨설팅을 진행하며 국내 창업 생태계의 변화를 직접 목격해 왔습니다. 과거에는 정부 지원금에 의존하며 성장에 소극적인 '좀비 기업'들이 존재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부 시스템과 평가 방식의 변화를 통해 이러한 현상은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국내 R&D 예산이 26년 35조 원 이상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는 등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의지는 더욱 확고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형태로 진화했습니다. 정부 지원에만 초점을 맞춘 기업들이 모여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고 지원금을 공유하는 비정상적인 형태도 나타났습니다. 이는 단순히 자금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실질적인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원 체계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방증입니다.
외국인 창업가의 등장, 국내 생태계의 강력한 자극제
최근 방문했던 한 스타트업의 사례는 저에게 신선한 충격과 희망을 주었습니다. 중국인 대표님이 이끄는 이 스타트업은 뛰어난 비즈니스 모델과 초기 투자 유치, 그리고 한국인 개발자로 구성된 탄탄한 팀빌딩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특히,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제가 그동안 만났던 국내 초기 창업가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이러한 외국인 창업가들의 등장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매우 긍정적인 자극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글로벌 시야 확대: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둔 비즈니스 모델은 국내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필요한 시야를 넓혀줄 것입니다.
다양한 관점과 혁신: 다른 문화적 배경과 경험을 가진 창업가들은 새로운 시각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불어넣어 생태계의 다양성을 풍부하게 합니다.
선의의 경쟁 유발: 이들의 뛰어난 역량과 도전 정신은 국내 스타트업들에게 더욱 노력하고 성장해야 한다는 동기를 부여하며, 전반적인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입니다.
국경 없는 기술 전쟁 시대, 벤처가 해답이다
AI 시대는 국경 없는 기술 전쟁의 서막을 열었습니다. 한국 정부 또한 해외 서비스 확대를 장려하며 'AI 5대장'을 선정하는 등 해외 진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국인 창업가들이 한국의 예비창업패키지와 같은 지원을 통해 뿌리내리고 성장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성공을 넘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예비창업패키지는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이들이 국적에 관계없이 한국에서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가져올 새로운 바람과 경쟁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기술 패권 전쟁에서 살아남고, 대한민국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우리는 이제 벤처 정신과 함께 국경을 넘어선 도전이 필요한 시점에 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