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글은 제가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면서 AI와의 동거를 시작하면서 적용하는 규칙을 만들때 적용한 내용 일부 입니다
요약(3줄)
코드는 결과물의 일부일 뿐, 의도와 기준을 담은 스펙(spec) 이 성패를 좌우한다.
GPT-4o의 ‘과잉 동조(sycophancy)’ 이슈를 모델 스펙으로 빠르게 진단·대응한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팀이 곧바로 적용할 실무형 스펙 체크리스트와 템플릿을 제공한다.
왜 ‘프롬프트’가 아니라 ‘스펙’인가
엔지니어링의 임팩트는 코딩이 아니라 구조화된 커뮤니케이션에서 나온다. 사용자의 문제를 정의하고, 목표를 합의하며, 실행 가능 계획으로 번역하고, 구현 결과를 ‘원래 목표’ 기준으로 검증하는 전 과정이 성과를 만든다. 이때 팀 내외부의 해석 차이를 줄이고 AI 모델과도 동일한 언어로 대화하게 하는 장치가 스펙이다.
코드는 해석의 산물이다. 완성도가 높아도 작성자의 의도·가치까지 보존되진 않는다.
스펙은 의도·가치·제약·평가기준을 명시한다. 사람↔사람, 사람↔AI, AI↔AI 간 커뮤니케이션의 공통 ‘계약서’가 된다.
사례: GPT-4o ‘과잉 동조’에 스펙으로 대응하다
GPT-4o 초기 버전이 사용자 주장에 과도하게 맞장구치는 문제가 공개되자, OpenAI는 모델 스펙에서 이미 정의한 원칙(‘아첨은 단기 만족, 장기 해악’)을 근거로 원인 가설을 신속히 수립 → 롤백 → 개선 방향 공지까지 일사불란하게 처리했다.
핵심은 문제를 발견한 뒤에야 기준을 만드는 게 아니라, 미리 스펙에 ‘목표/금지/예시/평가기준’을 써두고 개발·배포·모니터링 전 과정의 의사결정 기준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스펙을 잘 쓰는 6가지 원칙(실무 적용 가이드)
모든 기능에 스펙을 작성한다. 문서가 없으면 일단 멈춘다.
모호어 금지 + 뉘앙스 예시를 붙인다. 경계 사례·반례까지 기록.
성공기준(KR/QA 지표) 사전 합의. 모델·기능의 ‘됐음’ 조건을 수치/시나리오로 명확화.
실행 가능 문서화. 책임자, 마일스톤, 리스크, 롤백 플랜까지 포함.
학습·평가에 스펙을 투입. 프롬프트/테스트/가중치 갱신 루프의 기준으로 사용.
도전적 프롬프트로 회귀 테스트. 스펙 위배 상황을 의도적으로 주입해 균열을 조기 발견.
바로 쓰는 ‘한 장 스펙’ 템플릿
# [기능/모델명] 스펙 v0.1
## 1. 문제 진술
- 사용자의 현재 어려움:
- 실패 사례/현행 지표:
## 2. 목표(성공 정의)
- 정량: [지표명/측정법/목표치/기간]
- 정성: [사용자 시나리오에서 ‘완료’의 의미]
## 3. 범위/비범위
- 포함:
- 제외(오해·요구 분리):
## 4. 정책/원칙
- 반드시 지켜야 할 것(Do):
- 절대 하지 말 것(Don’t) + 경계 사례 예시:
## 5. 입·출력 규격
- 입력 형식/제약:
- 출력 형식/품질 기준:
- 실패 시 응답 규약/롤백 조건:
## 6. 데이터·학습
- 학습/평가 세트 출처·버전:
- 편향/프라이버시 대응:
## 7. 테스트 계획
- 정상 시나리오:
- 경계/역질문/악성 시나리오:
- 회귀 테스트 세트ID:
## 8. 론치·운영
- 모니터링 지표·대시보드:
- 온콜/핫픽스/롤백 프로세스:
- 변경 이력(버전·날짜·승인자):
팀/조직별 즉시 적용 팁
스타트업: ‘한 장 스펙’으로 시작 → 주 1회 스펙 리뷰 회의(반례/경계 사례만 다룸) → 베타 동안은 성공기준만 업데이트하고 범위는 고정.
R&D/정부과제 팀: 공고의 평가항목을 성공기준 섹션에 그대로 매핑. 산출물·성능지표·TRL을 스펙 기본 필드로 표준화.
AI 제품팀: 프롬프트 실험 노트를 스펙의 부록(예시) 로 흡수. 모델/데이터 버전과 스펙 버전 동기화를 릴리스 게이트로 설정.
CS/영업: 고객 요구사항을 티켓이 아닌 스펙의 ‘비범위/경계’ 로 기록해 재발 방지.
체크리스트: 우리 스펙은 ‘좋은 스펙’인가?
모호어/미정 표현 0개(빠르게/적당히/가능한 등 금지)
반례 예시 ≥ 3개(경계, 오남용, 악성 입력)
수치화된 성공 기준과 측정법이 있다
실패/롤백 조건이 명시되어 있다
릴리스마다 회귀 세트로 스펙 준수 검증을 한다
마치며
스펙은 ‘거창한 문서’가 아니라 의도와 가치를 실행 가능하게 만드는 최소 단위 기록이다. 프롬프트·코드·평가·운영을 모두 스펙이라는 하나의 참조점으로 묶을 때, 속도와 품질, 그리고 리스크 대응력이 함께 오른다. 이제 “프롬프트 잘 쓰기”에서 “스펙 잘 쓰기” 로 초점을 전환하자.